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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 플레이 로그 백업

강 화양&권 효임, COC 시나리오 "낡은 기계의 자장가" 플레이 로그

앞서 본인은 "크툴루의 부름 수호자 룰북"을 소지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또한,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눈과 비로 만든 세계"의 PDF 파일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말씀드립니다.

 

세션카드로 사용한 것입니다, 저와 권 효임 오너. 묘 님을 제외한 외부에서 유입된 분들께서는 SNS 등으로 해당 세션카드를 유출하지 말아주세요.

 

강 화양(KPC)&권 효임(PC)의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Written by 서라 "낡은 기계의 자장가"에 대한 플레이 로그입니다.

 

 

강 화양과 권 효임이 커뮤, [남겨질 초침의 끝자락](약칭 : 초끝커)로 이어진 "친구관계"임을 사전에 말씀드리고

 

 

감상 전, 플레이 도중 키퍼링의 실수에 의해,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시나리오 내 개변이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플레이 로그는 TRPG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플레이하시지 않은 분이거나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열람에 주의해 주세요. 

 

 

아직 키퍼링이 서투르고 PC로 참여해 주신 권 효임 오너. 묘 님께서도 러닝에 서투르십니다. 참고해 주세요.

+빠른 진행을 위해 맞춤법을 보지 않은 부분이 많아 오탈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관한 것들입니다.

 

더보기
 
당신은 적막한 기계음 속에서 의식을 되찾습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조명등과 단색의 부식된 천장이며,
 
희미한 석면가루의 냄새가 맡아집니다.
 
머리는 어지럽지 않지만
 
어쩐지 온몸이 찌뿌듯합니다.
 
아주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주변을 둘러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방 전체를 빼곡히 채운 기계와
 
꼭 연구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입니다.
 
그런 당신의 옆자리에는
 
처음 보는 안드로이드가 앉아 있습니다.
 
당신은 적막한 기계음 속에서 의식을 되찾습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조명등과 단색의 부식된 천장이며,
 
희미한 석면가루의 냄새가 맡아집니다.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꽤나 오래 잠들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방 전체를 빼곡히 채운 기계와
 
바닥에는 어느 기계에 연결된 것인지
 
근원을 알 수 없는 전선들이 늘어져 있고,
 
수많은 스크린 위에 알 수 없는 언어가
 
빠른 속도로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입니다.
 
당신은 등받이가 넘어간 유니트 체어 형식의 의자에 누워있습니다.
 
낯선 장소에서 깨어난 권효임, SANc 0/1.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언가를 떠올리려고 해도
 
기억나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어쩐지 혼란스러운 머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자면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옆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챕니다.
 
옆을 돌아보면
 
강 화양:"Good morning, sunshine.”
권 효임, 그대야. 잘 잤나요? 좋은 아침이야.
 
그렇게 속삭인 그 사람은
 
곧장 당신의 손을 조심스럽게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그의 목뒤에 움푹 파인 자국이 눈에 띕니다.
 
이 문구를 자세히 살피면...
 
문구는 아주 작아
 
가까이서 관찰하지 않으면
 
문구를 확인한 직후
 
이질적일 만큼 뻥 뚫린 기억 속에
 
당신은 어렴풋이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이 사람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당신에게 있어
 
기억 속에 안개가 낀 듯합니다.
 
이제 그와 가벼운 대화를 나눠도 좋습니다.
 
권 효임:(음.) 여긴 어디고, 당신은 누구...신가요? 아무런 기억이 없네요, 미안해요.
 
강 화양:이곳은 너와 내가 사는 집이에요. 그리고 나는 "강 화양" 안드로이드며, 권 효임. 그대가 나를 만들었어요.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뻐. 그대는 며칠 전 갑자기 쓰러져서 깨어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거든.
 
권 효임:제가, 당신을 만들었다고요... 당신은 "강 화양"이라 불리는 안드로이드고? (...) 혹시 내가 쓰러질 때 머리를 세게 부딪혔나요? (어떻게 이렇게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지~.)
 
강 화양:무슨 원인이었는지 확실히 말해줄 수는 없어요. 감기나 이유 모를 열병이었나 봐. 머리를... 세게 부딪히진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권 효임, 그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멸망한 세계에서 그대만이 홀로 살아남았어. 아마 그대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나를 만들었을지도 몰라.
 
모든 설명을 전해들은 당신은,
 
그의 목 뒤에 새겨져 있던 문구가
 
폐허가 된 세상에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와 함께할 안드로이드를 제작했습니다.
 
적어도 당신이 만들었다는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이 상황이
 
바다 속 한가운데를 목적 없이 부유하는 것만 같이,
 
밑도 끝도 없는 멍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됩니다.
 
강 화양:권 효임, 그대야. 그대가 일어났으니. 나는 네가 사용할 방을 정리하러 갈게요. 여기서 계속 지낼 수는 없을 노릇이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의 밖으로 나갑니다.)
 
권 효임:(의자에서 일어나 제 주변의 기계들을 살펴봅니다.)
 
기계를 살피니 온갖 장치와 기계들에
 
미약한 전원의 불빛이 일렁입니다.
 
하나같이 당신의 지식으로는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계를 조사하고 방의 전체적인 모습을 둘러보자면,
 
방 전체를 빼곡히 채운 기계와
 
모니터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공간입니다.
 
당신은 연구소 중앙에 마련된
 
유니트체어에 위치해 있었으며,
 
방을 한 바퀴 둘러보자니
 
한쪽에 난 커다란 창문과 책상이 눈에 띕니다.
 
권 효임:(자신이 앉아있었던 유니트 체어를 살펴봅니다.)
 
...
 
당신이 누워있던 유니트 체어 형식의 의자입니다.
 
등받이가 뒤로 넘어가 있으며,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일견 수술대로 보이기도 합니다.
 
권 효임:으음, 그냥 의자였네. ...밖은 어떻지? (창문을 살펴봅니다.)
 
창 너머로 시선을 옮기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까마득한 지평선 너머까지 부식되거나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재가
 
괴멸되어버린 세계에 이질적일 만큼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합니다.
 
멸망한 세계를 눈으로 확인한 권 효임, SANc 1/1d3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권 효임:...진짜 멸망했구나. 농담이 아니네. (그리 말하고는 책상을 살펴봅니다.)
 
기계들의 틈바구니 한쪽에 위치한 책상을 발견합니다.
 
책상의 앞은
 
커다란 책장 형식으로 되어있어
 
벽면의 반에 해당하는 면을 차지하고 있으며,
 
책상 위에는 서류와
 
엮여있는 종이 뭉치가
 
권 효임:(서류를 들어 이를 읽어봅니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종이의 색이 제법 바래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종이뭉치 사이에서,
 
읽을 수 있는 언어의 제목이 적혀 있는
 
서류 한 장을 발견합니다.
 
다른 서류와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없어 보입니다.
 
권 효임:(끄응...) 어렵다. 글자도 희미하고.
그럼 이제... 모니터를 볼까. (모니터를 살펴봅니다.)
 
...
 
크기가 제각각인 모니터들이
 
마치 CCTV 화면처럼 다닥다닥 붙어
 
한 공간을 통째로 채웁니다.
 
모니터 위에는 저마다 알 수 없는 언어가
 
빠른 속도로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아무리 살펴도 읽을 수 있는 문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툭,
 
책상 옆 벽면의 책장에서 책 한 권이 떨어집니다.
 
권 효임:(책장으로 가 떨어진 책을 집어들어 읽어봅니다.)
 
떨어진 책은 프로그래밍에 관한 책입니다.
 
책을 펼쳐도 읽을 수 있는 언어는 없어 보입니다.
 
권 효임:(...) 다 어려워서 뭘 모르겠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을 뒤로하고 책장을 유심히 바라보면,
 
책장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덧대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
 
모든 장소를 조사할 즘,
 
자리를 비웠던 강 화양,
 
그가 돌아옵니다.
 
강 화양:그대야, 정리가 얼추 끝났어요. (연구소 안으로 밝게 웃으며 들어옵니다) 이제 충분히 잠을 자고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테죠. 아무리 방금 일어났다고 한들, 곧 잠을 자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니까요.
 
권 효임:으음. 고마워요, 화양... 씨. (잠을 자야 할 시간이면...) 벌써 밤이 다 되어가요?
 
강 화양:네, 지금은 조금 이르다 생각해도 방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곧 잘 시간일 거예요. 그리고 딱딱하고 정 없어 보이는 연구소보다는 방이 더 좋잖아요?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기에도, 쉬기에도. 어때요, 방으로 가 볼래요?
 
권 효임:그건 확실히... 기계만 있는 이곳보다야 방이 더 좋겠네요. 좋아요, 방으로 가봐요!
 
이후 그는 당신을
 
연구소의 맞은편에 위치한 방으로 안내합니다.
 
바로 건너편의 방으로 안내한 그는
 
원래 이곳은 당신이 사용하던 방이라며 설명합니다.
 
내부는 몇 가지 가구만이 채워져 있어
 
매우 간소한 형식입니다.
 
권 효임:음, 화양 씨. 궁금한 게 있어요. 세계는 언제 멸망한 거에요? 멸망하면 다같이 사라져야 하는데, 나만 살아있는 것도 의아하고~. (...) 여기에 음식이나 물은 다 있어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겠어서, 하하.
 
강 화양:언제, 라...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요. 내가 너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는 이미 세계가 멸망한 후였고 세계가 멸망한 이후도 그 전의 세계도 너는 나에게 아무것도 알려준 적이 없었거든요. (앗차, 하며 무언가 깨달은 얼굴로 말합니다) 음식과 물은 구비되어 있어요. 그동안 그대가 일어나지 않아서 쓸 일은 없었어요. 그대는 그간 수면 장치에서 시간을 보냈거든요.
 
권 효임:(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신을 만들기만 했었구나. 멸망한 세계에서도 음식이랑 물은 있긴 하나 보네요. 굶어죽지 않으면 다행이니~. (음.) 수면 장치요? 모르는 것 투성이네요.
 
강 화양:네, 아무래도... (멋쩍은 듯이 설핏 웃습니다) 음... 제대로 된 음식이라기에는 모자람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건 다 통조림과 같은 모양새였으니. ...언젠가는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이곳에 대한 것들이나 변변찮은 것들이라도. 그러니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는 건 어때요?
 
권 효임:(아하.) 통조림이어도 음식이니까 괜찮아요~. (먹을 수 있으면 그만이죠!) 그렇겠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서서히 되돌아오겠죠. (꼭 그래야 할 텐데 말이에요~.)
 
강 화양:...그러게요. 그대의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Hmm, 이제... 잘래요? 그대가 잠들기 전까지 곁에 있어줄게요. 난 어차피 이러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권 효임:다 잘 풀리겠죠! (하하.) 그럼, 이만 잘까요. (엇, 어쩐지 미안한데...) 화양 씨도 같이 자요. (아, 안드로이드라서 안 자려나...)
 
강 화양:하하, (옅게 웃습니다) 나는 잠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무의식이라는 상태만 존재할 뿐, 그럼... Good night, 권 효임. 그대야.
 
이내 방 안에는 조용함만이 깃듭니다.
 
창문을 통해 흐릿한 정신으로 밖을 잠시 바라보자면
 
멸망한 세상에서도 별들은 아름답게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잠에 들기 직전,
 
권 효임, 듣기 판정
 
권 효임: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강 화양, 그가 무어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들을 수는 없었네요.
 
...
 
적당히 어둡고 건조한 공기.
 
당신은 눈꺼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정신을 차린 직후 인지한 세상은
 
여전히 아주 고요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이 만들었다던 안드로이드,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권 효임:(방에 무엇이 있는지 둘러봅니다.)
 
다시금 방 내부를 휘 둘러보면,
 
이 공간에 놓여있는 가구는
 
방을 비추는 모든 빛은
 
이 창문을 통해 들어옵니다.
 
권 효임:(창밖을 봅니다.)
 
대낮의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네요.
 
단색의 커튼이 양 옆에 가지런히 묶여있고,
 
창틀 위에
 
권 효임:(...하기야 세상이 멸망했는데 화병에 꽃을 꽂을 수가 없겠네.)
(이를 뒤로 하고 책상을 살펴봅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목제 책상입니다.
 
특별히 꽂혀있는 것도,
 
놓여있는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권 효임:(으음.) 옷장을 한 번 볼까~. (옷장을 봅니다.)
 
옷장을 열어보면,
 
여러 벌의 옷이 걸려있거나 접혀있지만,
 
가짓수는 크게 많지 않습니다.
 
사계절이 구분되어있지 않고,
 
사이즈도 대체로 들쭉날쭉합니다.
 
그러나 전부 당신의 몸에는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옷장 구석에 떨어져 있는
 
좀이 슬어있는데다
 
천이 낡아 들어가며 나는
 
특유의 꿉꿉한 냄새가 납니다.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남은 옷들은 제법 괜찮아 보이네요.
 
권 효임:(겉옷을 한 번 끄집어봅니다.) 이건 못 입나?
 
떨어져 있는 겉옷은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만,
 
냄새로 보아 빨고 나서 입어야 할 듯 합니다.
 
권 효임:엄청 오래됐나 보네. 나중에 빨래를 하던가 하고... (커피 테이블을 살펴봅니다.)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커피 테이블입니다.
 
권 효임:으음. 뭐가 없네. (이를 뒤로하고 제가 누워서 잠을 청했던 침대를 살펴봅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나무로 만든 1인용 침대입니다.
 
조금 전, 일어난 탓에
 
시트가 조금 구겨져 있고,
 
이불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권 효임:(깔끔하게 정리하기...)
이제 볼 건 없는 것 같은데, 화양 씨를 보러 가야 하나.
 
이불을 정리하면 얇은 책 한 권이 떨어집니다.
 
책은 세월의 흔적을 알리듯
 
꽤 낡은 데다 누렇게 떠 있습니다.
 
...
 
방을 모두 조사하면
 
강 화양, 그가 당신의 방으로 들어옵니다.
권 효임, 그대야. 좋은 아침이에요. 잠은 잘 잤나요?
 
권 효임:화양 씨도 좋은 아침~. 난 잘 잔 것 같아요. (일찍 일어나셨, 아니네. 화양 씨는 안드로이드니까...) 화양 씨는 뭐하고 있었어요?
 
강 화양:(하하, 하고 얕게 웃습니다) 그래요, 좋은 아침. 잘 잤다니 다행이네요. 어제 일어난 직후라 잠을 못 자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나는 그대가 먹을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괜찮다면 같이 주방으로 갈래요?
 
권 효임:(오~.) 벌써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좋아요, 같이 주방으로 가요.
 
그를 따라 부엌으로 이동하면,
 
단출하지만
 
제법 주방의 구색을 갖추고 있는 공간이 보입니다.
 
딱 두 사람이 마주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테이블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부차적으로 선반과 조리대가 보이네요.
 
전체적으로 따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주방으로 들어온 그는 당신에게
 
테이블에서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조리대 쪽으로 이동합니다.
 
권 효임:(테이블을 살펴봅니다.)
 
먼지 하나 없이
 
깔끔히 닦여 있는 테이블 위로
 
조금 낡은 감이 있는
 
테이블보가 깔려 있어요.
 
식기 케이스를 살피면
 
딱 두 명분의 식기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꽤나 사용한 낡은 테이블이나 테이블보와 달리,
 
식기 케이스와 식기는
 
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챕니다.
 
권 효임:(...) 식기를 이용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가 있나~.
(이를 뒤로하고 선반을 살펴봅니다.)
 
벽에 붙어 있는 형식의 작은 선반.
 
양문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선반의 문을 열어 살피면
 
통조림이 몇 캔인가 굴러다닙니다.
 
통조림은 찌그러지거나 훼손된 부분 없이
 
전체적으로 상태가 양호합니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적어도 한 달은 부족함 없이
 
버틸 수 있을 만큼 구비되어 있네요.
 
당신이 선반을 살필 때쯤
 
그가 선반에서 통조림 하나를 꺼내 달라고 부탁합니다.
 
부디 당신이 원하는 통조림 중 하나를 건네주도록 합시다.
 
권 효임:으음~. 다 맛은 있을 것 같은데. (무난하게 옥수수 수프 하나를 건넵니다.)
 
그는 옥수수 수프 하나를 건네받습니다.
 
그리고는 그 통조림의 내용물을 데우기 시작하네요.
 
권 효임:(조리대를 살펴봅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깔끔하게 정돈된 조리대에,
 
두 명분의 접시가 놓여있습니다.
 
그가 분주히 식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또한 보입니다.
 
권 효임:(이런 건 프로그래밍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가~.) 화양 씨, 식사 준비는 잘 되어가요?
 
강 화양:Umm, 네. 어떻게든 되어가고 있긴 해요. 걱정 마세요. (그런 말과는 달리 손은 그저 서투르기만 합니다)
 
권 효임:에이, 아닌 것 같은데~. 저도 최대한 도와볼게요.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권 효임, 예술/공예(요리) or 민첩 or 행운 판정
 
권 효임: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버너를 사용해
 
통조림을 데우는 둥
 
식사 준비를 도우려 했습니다만,
 
...실패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모양새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권 효임:(머쓱...)
 
그렇게 통조림 하나를 허투로 만들고 난 직후,
 
그가 데운 통조림을
 
접시에 담아내옵니다.
 
조촐하기 짝이 없는 한 끼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데다,
 
냄새를 맡아본다 한들,
 
향이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권 효임, SANc 0/1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코를 자극하는
 
시큼하고도 달짝지근한 자극적인 냄새에
 
이건 단순히 맛이 없다기 보단
 
통조림의 유통기한은
 
당신의 반응을 본 그는
 
당황한 기색입니다.
 
강 화양:어라, 그대야. 왜 그러는 거예요? 통조림이 타기라도 했나...? (어쩔줄 몰라합니다)
 
권 효임:음, 통조림에 든 음식이 아무래도 상했던 것 같아요. (하하. 멋쩍게 웃어보입니다.) 이건 못 먹을 것 같은데...
 
강 화양:(크게 놀라며 말합니다) 아... 그렇다면 치워야겠네요. (통조림을 들고 갑니다) ...뒷정리는 내가 할게요. 그대는... 집 안이라도 둘러보고 있을래요?
 
권 효임:통조림 유통기한은 되게 길 텐데... 아쉽네요. 엄청 오래 전에 사뒀었나 보다. (아까워!) 음, 그럼 저는 집을 둘러보고 있을게요~.
 
그는 어색하게 웃습니다.
 
권 효임:(집을 한 번 둘러봅니다.)
 
집의 구조를 둘러보면
 
채광이 좋아
 
밝고 따듯한 분위기를 가감 없이 풍기는
 
1층짜리 주택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방 바로 맞은편에
 
어제 깨어났던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 쪽 벽면에 자리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좁지도,
 
넓지도 않아
 
두 사람이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네요.
 
권 효임:(주방이랑 내 방, 연구실은 둘러봤고...) 음. 화양 씨 방이나 볼까~.
 
그의 방으로 추정되는 문은
 
안쪽에서 막힌 듯한 소리와 함께
 
권 효임:(...) 화양 씨가 문을 잠궈두셨나~. (왜 안 돌아가지.)
열려있을 때 다시 와보던가 해야겠다. (열리지 않는 문을 뒤로 하고 욕실에 가봅니다.)
 
군데군데 부식되어
 
타일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남아 있는
 
욕실입니다.
 
물기 하나 없이
 
건조함만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당신은 욕실이 최근까지
 
권 효임:며칠 전에 쓰러졌으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습함은 있어야 할 텐데~. (며칠 전이 아닌가?) 엄청 오랜만에 깬 것 마냥 몸이 찌뿌둥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음...) 더 볼 건 없는 것 같은데.
 
권 효임:(집도 다 둘러본 것 같은데, 혹시 연구소에 뭔가 달라진 게 있으려나~. 하고 연구소로 다시 가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열려있던
 
연구소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철컥이는 금속음과 함께
 
더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권 효임:어제까지만 해도 잘 열려 있었는데. 화양 씨가 잠구셨나~. (방도 잠겨 있고, 연구소도 잠겨 있고.) ...으음.
(다시 자신의 방으로 가봅니다.) 뭔가 변한 건 없을 것 같긴 한데...
 
당신의 방으로 향하면,
 
일어나고 난 이후
 
별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권 효임:(역시 볼 건 없네.)
그으럼... 뭐하지?
(이곳을 나갈 수는 있나?)
 
이곳을 나가고자 하면,
 
강 화양이 같이 나갈 수 있도록 할 테니
 
이 그릇들을 치울 때까지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
 
며 당신을 막아 세웁니다.
 
권 효임:그으럼 거실에서 잠시 있을게요~. (하며 거실을 살펴봅니다.)
 
아침의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실은
 
자연광으로 인해 상당히 밝습니다.
 
각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권 효임:(가죽 소파를 봅니다.) 이것도 오래돼서 앉으면 푹 꺼지는 거 아냐? (하하.)
 
적당히 네 명쯤 앉을 수 있을 법한
 
크기의 가죽 소파입니다.
 
긁힌 자국이 다소 눈에 들어오지만,
 
앉아보면 상당히 푹신푹신합니다.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파 아래 떨어져 있던 종이를 한 장 발견합니다.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 쪽지는 어딘가의 약도인 것 같습니다.
 
어느 한군데 가위표기가 되어 있네요.
 
권 효임:으음. 나중에 쓸 데가 있으려나. (쪽지를 챙겨봅니다.)
(그리고선 테이블을 살펴봅니다.)
 
소파 앞에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로,
 
권 효임:(저번에 봤던 화병에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화병만 여러 개네. 식물은 하나도 없고. 으음. (책장을 살펴봅니다.)
 
온갖 서적이 틈 없이
 
빼곡히 꽂혀 있는 책장입니다.
 
당신이 읽고자 하는 장르의 책은
 
대부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책을 살펴도
 
권 효임, 관찰력 or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에 띄는 책을 한 권 발견합니다.
 
(…)
 
...
 
지루한 내용일 뿐입니다.
 
권 효임:(흐음.) 어렵네. TV는 작동을 하려나? (TV를 살펴봅니다.)
 
액정이 까맣게 나가 있는 TV는
 
전원을 눌러도
 
...
 
적당히 조사를 끝마칠 때쯤
 
강 화양, 그가 다가와
 
저 앞에 꽃나무가 하나 있는데,
 
며칠 전에 과일이 열렸더라면서.
 
어떡할까요?
 
그를 따라갈까요?
 
권 효임:(어차피 할 것도 없으니...!)
(그를 따라갑니다.)
 
두 사람은 나갈 채비를 끝마치고 나섭니다.
 
아름다운 장관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강 화양:...바깥 풍경이 좋다고만 할 수는 없죠? 아무래도 멸망한 세계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어색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권 효임:(하하...) 어쩔 수 없죠. 멸망한 세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찾기는 힘들테니까요.
 
강 화양:...그래요. 꽃이 피는 것도 기대할 수 없는, 건조한 풍경만이 지속될 뿐이네요. 아, 그대야. 걸을 때 조심해요. 모래가 움푹 들어가 넘어질 수도 있으니.
 
권 효임:네, 그럴게요. 확실히 온통 모래니까... 빠져버릴 수도 있겠네. (음.) 그래서, 꽃나무는 어디에 있어요?
 
강 화양:꽃나무는 조금만 더 가면 있어요. Oh, 저기. 저기 앞쪽을 한 번 봐줄래요?
 
두 사람의 집에서 점차 멀어져,
 
주택이 엄지손톱만 한 크기로 보일 때 쯤…
 
저 어드매에서
 
마치 자갈처럼
 
깨지고 부수어진 잔해들 위로
 
이 세상에 남아있는
 
먼지 같은 생기를 모두 끌어다
 
느껴지기도 해요.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이 나무의 종류는 알 수 없었지만...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무를 자세히 살피면,
 
익지 않은 열매를 뒤로하고
 
나무 아래로 다가서니
 
잠시간의 간극 끝에 그는
 
당신에게 멸망한 세계도
 
원하는 만큼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도 좋습니다.
 
권 효임:으음~. 화양 씨는 저게 무슨 나무인지 알아요? 열매도 달려있고. 열매가 익으면 먹을 수는 있으려나~.
 
강 화양:이건, 사과나무라고 하는 식물이래요. 열매가 익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여요. 아직 다 익지 않아서 아쉽네요.
 
권 효임:(아아.) 나중에 다 익으면 하나 먹어요, 우리. 이미 열매가 맺혔으니 빨리 익겠죠~. (음.) 그런데 화양 씨. 저, 정확히 얼마 간 잠들어 있던 거에요? 고작 며칠이 아닌 것 같은데.
 
강 화양:
(To GM)rolling 2d30+1d70
 
(
12
 
+
4
 
)
+
(
41
 
)
 
 
=
57
 
강 화양:그래요, 그러도록 하죠. 네. 익는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잠시 침묵을 이어가다 말합니다) ... 음, 아마 57일 정도였을 거예요. 그대가 마지막으로 일어나 있던 날이.
 
권 효임:(...잘못 들었나?) 57일...이요? 3, 4일 정도가 아니라요... (엄청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단 거잖아?) ...그럼 그동안 화양 씨는 뭘했어요? 57일이 짧은 시간도 아니고.
 
강 화양:네. 57일. 권 효임, 그대는 며칠 동안 잠들어 있었어요. 나는, 그대의 곁을 지키고 있었어요. 그대가 언제 일어날까 기다리며. 그리고 갑자기 죽는 게 아닐까 계속 살피면서. 내게 지난 57일은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네요.
 
권 효임:(...) 계속 살피느라 힘들었을 텐데. (괜히 미안하네요.) 결과적으로는 안 죽고 이렇게 깨어났네요! (하하.) 그럼 다행인 거죠. 그 시간동안 별다른 일은 하나도 없었어요? 가령, 우리 말고도 다른 이가 있었다거나~.
 
강 화양:아, 별로 힘들거나 그러진 않아요. 나는 안드로이드이니. 힘들다는 건 인간인 권 효임. 그대에게만 통하는 단어일 테죠. ...네, 조금 오래 걸렸지만 일어나줘서 기뻐요. 다른 사람은 없었어요. 내가 태어난 이후로 우리는 이곳에서 둘 뿐이었으니.
 
권 효임:하지만 이렇게 말도 하고, 웃고... 전혀 안드로이드처럼 느껴지지 않는걸요~. 오히려 나보다 더 사람같은데! (하하.) 안드로이드도 힘들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연구소 문이 잠겨있던데. 화양 씨가 잠궜어요?
 
강 화양:...아. 연구소라면 그대의 기억이 전부 돌아올 때까지는 연구소에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잠갔어요. 어차피 거기는 평소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이기도 했고 그곳에서 떠올릴 만한 기억은 없으리라 여겼거든요.
 
권 효임:(아.) 하긴. 기억도 없는데 뭘 잘못 건들였다가는 큰일날 수도 있으니까. 그럼, 저는 어느 공간을 주로 썼어요? 기억을 찾을 수 있을 만한 공간 말이에요.
 
강 화양:그대가 자주 사용하는 공간은 거실이랑 방이었어요. 그 외의 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줄곧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풍경을 그저 바라보곤 했네요. 그럴 때면 나도 그대의 뒤를 따랐고요.
 
권 효임:거실에 있는 것도, 방에 있는 것도 모두 좀 낡아 있던데. TV는 작동도 안되지 뭐에요~. 저는 TV를 자주 봤어요? 아님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나. (음.) 텅 빈 풍경은 왜 봤던 거지~. 죄다 모르는 것 투성이네요. (내가 했던 건데 왜 내가 모른담.)
 
강 화양:뭐, 기억을 잃은 상태이니 모든 게 잠시 낯설 뿐일 테죠. 풍경을 바라보는 건, 아마 사람들이 그리워서인 게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나라도 결국 안드로이드에 불과하니. 나는 사람의 온기까지 따라할 수는 없으니까요.
 
권 효임:그럼 다시 곧 사람들이 그리워질까요, 나는. (아직까지는 화양 씨가 있어서 괜찮은데~.) 음. (온기...) 그래도, 누군가와 말하고 마주한다는 게 좋으니까요. (그럼...) 이제 돌아갈까요?
 
강 화양:그래요. 그럼 돌아가요. 과일이 익지 않은 터라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농담조로 얹습니다) ...나도 사람인 그대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그리하여 빈손으로 주택에 돌아가기로 하고
 
왔던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야말로 텅 비어있는
 
넓은 부지 아래,
 
바닥의 잔해들 사이로
 
아주 커다란
 
마치
 
굉장히 커다란 돔 위를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일전 주택에서 보았던
 
쪽지 안 약도의 표기가 되어 있는 장소와
 
당신이 의문을 가지기도 전,
 
권 효임, 행운 판정
 
권 효임: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뭉개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는 듣기 힘들 정도로 으깨어져
 
그렇게 다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니,
 
권 효임, 건강 판정
 
권 효임: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건조한 흙바닥에
 
넘어진 몸이 아프지는 않지만,
 
왠지 굉장히 민망합니다.
 
강 화양은 놀란 표정을 하고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다리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권 효임, SANc 0/1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갖은 애를 써도 전혀,
 
그는 당황한 당신을 부축하며 말합니다.
 
아,
 
당신은 쓰러진 뒤
 
겨우 이 정도로
 
몸에 지장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강 화양의 부축에 이끌려,
 
두 사람이 머무는 주택으로 돌아오면
 
어느덧 창 바깥으로
 
짙은 어둠은
 
순식간에 하늘을 집어삼킵니다.
 
그는 당신을 침대까지 옮겨주고선
 
어제와 같이 당신이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킵니다.
 
...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테죠.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있는 그를 뒤로 하고
 
눈을 감으니
 
점점 의식이 흐려짐과 동시에,
 
권 효임, 행운 판정
 
권 효임: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잠들기 직전,
 
...
 
당신은 3일 차로 넘어가는 밤에
 
무의식중에 흩어졌던 정신이
 
사방에는 여전히 녹녹하고
 
컴컴한 어둠 뿐이네요.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흐릿한 초점을 몇 분에 걸쳐 애써 맞추니...
 
초점이 재조명됨과 동시에,
 
아주 작은 틈을 사이에 두고
 
열려있는 연구소,
 
그 바깥으로
 
권 효임, 건강 판정
 
권 효임: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쿵.
 
당신은 침대 바깥으로 발을 뻗습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움직이지 않았던 다리에
 
몸을 이끌고 방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문틈 사이로 내부를 살피면
 
크게 수상한 점은 보이지 않지만,
 
권 효임:(조심조심 연구소로 향해 살펴봅니다.)
 
불과 하루 내지 이틀 전에 보았던 그 방입니다.
 
사방을 빼곡히 채운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전원이 나가 있던 모니터 중
 
한 곳에 새롭게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권 효임:(첫 번째 모니터 먼저 살펴봅니다.)
 
이틀 전 보았던 모니터에
 
메시지 아래 작은 디지털 문자로 적힌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버튼 아래 새로운 메시지 창이 뜹니다.
 
숫자에 노이즈가 끼어 있어
 
제대로 살필 수는 없어 보입니다.
 
권 효임:음.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두 번째 모니터를 봅니다.)
 
새롭게 전원이 들어와 있는
 
두 번째 모니터를 살핍니다.
 
당신이 읽을 수 있는 언어가
 
빠른 속도로 출력되어
 
화면 상을 흐르고 있습니다.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스크린은 복잡하게 넘어가기만 할 뿐입니다.
 
모니터 두 대를 모두 살핀 후,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 근처에서 희미한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와 동시에,
 
다가오는 발소리 사이에
 
섞이는 익숙한 허밍 음의
 
자장가 곡조가 들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이윽고
 
들켜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당신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권 효임:(이를 주워들어 챙깁니다.)
 
그렇게 당신은 열쇠를 챙긴 후 급히 잠자리에 듭니다.
 
...
 
당신은 해가 중천에 걸려있을 무렵에서야
 
온몸이 뻐근하고 머리가 아픕니다.
 
손가락 한 마디만큼 열린 창문의 틈새로
 
미적지근한 미풍이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방 바깥으로 나오면
 
새벽 결에 열려있던 연구소의 방문에는
 
어느새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방 바깥으로 나온 당신을 발견한 강 화양은
 
살갑게 조금 늦은 아침 인사를 건넵니다.
 
강 화양:Good morning, sunshine. 권 효임, 그대야. 잘 잤나요? 너무 곤히 잠들어 있어 차마 깨우질 못했네요.
 
권 효임:음, 네. 잘 잤어요. (실은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요.) 벌써 해가 중천에 떠 있을 줄은 몰랐네요. 너무 피곤했나보다~. 그쵸. (하하.)
 
강 화양:잘 잤다니 다행이네요. 이런, 아무래도 어제 무리해서 쓰러진 것에 대한 여파가 남아 있었나 봐요.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해요. (진지하게 걱정하는 말투로 말합니다)
 
권 효임:괜히 화양 씨한테 폐끼치는 느낌이네요. (으으.) 제가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화양 씨는 뭘 할 거에요?
 
강 화양:아, 그러고 보니 밖에서 그대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것을 찾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그대가 일어난 겸 잠깐 밖에 나갔다 금방 돌아올 테니 기다려 줄래요?
 
권 효임:좋아요. (뭔지 궁금한데요~.)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천천히 다녀와요, 화양 씨.
 
당신의 긍정적인 답을 들은 그는
 
환하게 웃으며 화답하고는 잽싸게 나갈 채비를 마친 후,
 
바깥으로 나갑니다.
 
권 효임:(연구소가 잠겨 있던데...)
(열쇠를 자물쇠에 넣어봅니다.)
 
연구소 문에 열쇠를 아무리 끼워 맞춰보려 해도
 
권 효임:(화양 씨 방.)
 
이 주택 안에 굳게 봉쇄되어있던 공간은
 
그의 방으로 향하면,
 
그의 방은 여전히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문고리를 돌려도
 
...
 
주웠던 열쇠를 꽂아 넣으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당신은
 
당혹스러움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책상이며 벽면에는
 
무언가가 잔뜩 붙어있거나 쌓여있고,
 
사방팔방 먼지처럼 깔린 온갖 종이 뭉치 탓에
 
권 효임:(종이뭉치들을 주워 봅니다.)
 
바닥의 카펫을 이루듯
 
무더기로 쌓여있거나
 
마구잡이로 흩어져 있는 종이 뭉치들이
 
각각의 서류마다
 
시간을 종잡을 수 없이 낡거나 헤져 있네요.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의 쓰임을 한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
 
...
 
읽을 수 있는 일기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나머지 종이는 찢어져 있거나
 
훼손되어 있어
 
자리하고 있는
 
...
 
오로지 인류의 재건을 위해
 
인류의 손끝에서 제작된
 
당신은 딱딱한 손가락 선단으로,
 
체온 한 점 느껴지지 않는
 
왜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걸까요?
 
강 화양의 일지를 확인하고
 
스스로가 AI임을 깨달은
 
...SANc 2/1d3+1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1 * 2
 
(
1
 
)
+1*2
 
 
=
3
 
형체를 이루고 있어야 할 무언가가
 
그야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당신의 기억에는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지금의 당신이 상실한 정보가
 
자,
 
권 효임:(...) (연구소의 책장으로 향합니다.)
 
연구소 앞으로 이동하면,
 
여전히 연구소의 방문에
 
...
 
권 효임, 행운 판정
 
권 효임: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문은 애석하게도
 
권 효임:(자물쇠를 부숴봅니다.)
 
권 효임, 근력 판정
 
권 효임: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자물쇠는 당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
 
아무래도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방을
 
권 효임:(화양의 방으로 이동합니다.)
 
권 효임:(벽면을 살펴봅니다.)
 
벽면 한쪽을 통째로 차지한 무언가가
 
마치 포스터처럼 넓게 붙어 있습니다.
 
지도는 낡고 너덜너덜해
 
당장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구색입니다.
 
이곳저곳 붉은색 잉크가 점이 되어
 
권 효임, 지능 판정
 
권 효임: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일전에 보았던
 
...
 
권 효임:(이후 난잡한 책상을 살펴봅니다.)
 
두꺼운 종이 뭉치며
 
한데 묶은 낡은 서류들이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개중 붉은색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앞면에도,
 
뒷면에도,
 
그다음 면,
 
그 다다음 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좌표가 빛바랜 종이 안에 가득합니다.
 
좌표 옆면에는 하나같이
 
붉은 'X' 표시가 되어있는 것을 눈치챕니다.
 
 
...
 
굉장히 많은 기계의 코드 번호가
 
쭉 나열되어 있습니다.
 
앞면에도,
 
뒷면에도,
 
그다음 면,
 
그 다다음 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코드가
 
색이 뜬 종이 안에 가득합니다.
 
코드 옆면에는 하나같이
 
푸른 'O' 표시가 되어있는 것을 눈치챕니다.
 
서류를 이리저리 살피는 도중...
 
권 효임:(열쇠를 챙겨들어 연구소로 향합니다.)
 
...
 
연구소 앞으로 이동하면,
 
당신이 부수려다 만
 
견고한 자물쇠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풍경.
 
기계장치의 공간.
 
기계음이 노래를 부르고,
 
하나의 기계인 당신이
 
책장을 다시 한 번 유의 깊게 조사하면,
 
뒤에 거대한 철문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당신이 철문 너머로 들어가기 위해
 
책장을 밀어내는 순간,
 
버려진 폐허에
 
당신과 함께 종말 같은 시간을
 
무던히 견뎌내 주었던,
 
사람의 감정을 깨우친
 
...
 
그가 슬픈 눈을 하고 당신을 봅니다.
 
꼭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무언가
 
뚝,
 
끊겨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휘청이는 몸과 함께
 
눈앞이 아득해지기 직전
 
당신의 시야에 아프게 담기던 것은,
 
강 화양의 품에 한가득 안겨있는,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더니,
 
간신히 자라나기 시작한 꽃을
 
당신에게 제일 먼저
 
건네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
 
당신은 꿈을 꿉니다.
 
다 낡은 기계가 꿈을 꾼다니
 
이 또한 인간의 감정을 학습한 대가라면
 
...
 
허상처럼 펼쳐지는 풍경과 내용은
 
아무래도 기억의 일부 같습니다.
 
기억은 온통 하얗기만 한 방에서 시작됩니다.
 
흰 옷감을 걸친 당신은
 
...수족관처럼 생긴 인큐베이터 안에서
 
눈을 감고 있습니다.
 
주위를 살피면,
 
바로 옆의 유리 공간 안에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
 
유리 벽을 사이에 둔 채
 
그는 웃지도,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
 
매사에 표정이 없으며
 
감정을 내비치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에 기계적으로,
 
왜냐하면 당신도
 
그와 같은 처지였거든요.
 
쭉.
 
당신들이 창조된 이후
 
감정을 깨우치지 못한
 
아주 똑똑한
 
...
 
짧았던 꿈도 잠시,
 
사방이 짙은 어둠에 잠식됩니다.
 
마지막 빛 한 점이 꺼지기 직전,
 
어디선가 익숙한
 
...
 
당신이 다시 정신을 차리면,
 
며칠 전 처음 눈을 떴을 때와 같이
 
유니트 체어 형식의 의자 위에 누워 있습니다.
 
옆자리에는
 
...이 아닌,
 
그 대신
 
반쯤 피다 만 꽃이
 
한 다발 놓여 있어요.
 
권 효임, 관찰력 판정
 
권 효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책장 너머의 철문은...
 
반쯤 열려 있습니다.
 
그곳에 시선을 고정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익숙하고도
 
일전의 그 모니터를 발견합니다.
 
모니터의 스크린에 띄워진 메시지는
 
스크린을 터치하면
 
안내 메시지가 추가로 떠오릅니다.
 
권 효임:('explorationAI0000-0116' 입력합니다.)
 
당신은
 
복구 게이지가 차오르는 것을 보며,
 
당신은 잃었던 기억이
 
하나씩 돌아오는
 
...
 
그리고 어느 날
 
자신이 모종의 이유로
 
고장 나
 
잠들었던 것까지
 
너무나도 오래 해묵었던,
 
동시에 터질 듯 쌓여있던 기억과 정보가
 
좁은 틈을 비집고 억지로 밀고 들어오는 듯
 
권 효임, SAN 1/1d3.
 
권 효임: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
 
그러고 보니,
 
권 효임:(향합니다.)
 
묵직한 철문을 엽니다.
 
쇠가 긁히는 소리와 함께
 
드러나는 것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이
 
당신은 암흑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물 흐르듯 흐르는 세월 속에
 
발끝이 짓이겨질 만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내려갔던
 
그런 공간이니까요.
 
...
 
한참을 내려가면
 
사방이 탁 트인
 
방대한 공간이 눈앞에 드러납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주변을 둘러보면
 
연구소의 공간과 마찬가지로
 
기계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거나
 
붙어 있으며,
 
온갖 장치가 바닥에 얽혀 있고,
 
그 사이 사이를
 
수많은 모니터와 스크린이 채우고 있습니다.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눈에 띄는 터치스크린을
 
권 효임:(첫 번째 터치스크린을 봅니다.)
 
모니터 가득
 
이제는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이를 자세히 보면,
 
확인하지 않은
 
단 한 건의 음성 메세지를 발견합니다.
 
이는 대략,
 
많은 최후의 인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
 
권 효임:(...음.)
(나 혼자 결정할 게 아니지 않나...)
(두 번째 모니터를 살펴봅니다.)
 
모니터의 모서리를 깊게 들여다 보면,
 
모니터 모서리에 붙어있는
 
기억이 돌아온 당신은
 
메모지의 코드가 순서대로
 
코드 번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권 효임, 자료조사 판정
 
권 효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열려있던 철문 안쪽으로
 
강 화양이 들어서는 게 보입니다.
 
어느덧 천장 위로 거센 바람이 붑니다.
 
모래가 파도처럼 흩날리고,
 
흩날리는 흙먼지가 거두어짐과 동시에
 
붉은 빛이 지하에 쏟아집니다.
 
어느덧 바깥에 동이 트고 있습니다.
 
사과나무를 보러 갔던
 
황량한 부지 아래서 보았던 것은,
 
우주선을 내보내기 위한
 
강 화양:때는 몇백 년 전, 권 효임. 그대의 AI 전력이 고장 나 네가 잠들게 되면서 시작돼요.
그대가 잠든 사이 지구 도처에 퍼졌던 저주는 이유를 알 수 조차 없이 서서히 중화되기 시작했고,
괴멸되어 있던 세계가 스스로 소생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백신 같은 건 필요 없었던 거예요.
나는 이 사실을 알려야 했지만
 
이미 인류는 끊임없는 동면에 빠진 뒤였고,
탐사 안드로이드인 내가 우주선을 타고
인류에게 아침을 알리러 가야만 했어요.
하지만
나는 권 효임, 그대야. 너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네게 꽃을 보여주고 싶었고,
 
구름이 뜬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고,
파란 잎이 맺힌 나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는 내 전력을
고장이 난 네 전력 장치에
양도하기로 했어요.
그게 나흘 전, 그대가 일어나기 직전의 일.
 
내게 남은 시간은...
내게 남은 시간은, 이제 한 시간 남짓이네요.
곧 인류가 구축해둔 비상 전력이 복구될 테니,
...스크린에 우주선 동력 장치 코드를 입력해 줄래요?
권 효임, 그대야.
너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바깥에서 잠든
인류에게 아침 인사를 전하러 가는 거야
 
권 효임:...왜요? 애초에 고장이 났는데, 그런데 전력을 왜 양도했어요. 한 번 고장난 기계는, 여러 번 고쳐도 고장나는 거 알잖아요. 차라리, 전력을 다시 가져가고 화양 씨가 인류에게 아침 인사를 하던 말던 해요. 비상 전력이 복구가 되면, 당신이 코드를 입력해서 우주선을 타고 가요. 내가 또 고장나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고. (...) 그냥 다시 가져가요. 전력이고 뭐고 필요없어요. 이전처럼 그저 잠잘래요. (실제로는 잠이 아니겠지만.)
 
강 화양:전력이 고장났을 뿐이니 분명 해결책은 내가 그대에게 전력을 넘기는 것. 단 하나 밖에 없었어요. (짧게 침묵합니다) 그래도, 나는 그대의 아침 인사를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듣고 싶었어요. 300년이 흐르는 시간 동안 말이야. 그렇기에 나는 권 효임. 그대에게 전류를 모두 넘겨 그대를 깨워 마지막 아침 인사를 듣고 인류를 깨우러 가는 일을 부탁하고자 했고, 일은 보시다시피 성공적이었네요. 그대가 일어났잖아요. (고개를 젓습니다) 안 돼요. 권 효임, 그대야. 너는 우주에서 미아가 되었을 그들에게 밤 인사가 아닌 아침 인사를 전하러 가야만 해요. 이건 내 이기심이고 그대에게 강요하는 거야. 그대는 그래야만 해. 그러니 우주선의 동력 장치 코드를 입력해 줄래요?
 
권 효임:아침 인사는 언제든지 해줄 수 있어요. 아침 인사도, 밤 인사도 모두. 이렇게 모든 전력을 넘기지 않았어도. (...하하.) 3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인류가 뭔가를 할 수 있긴 할까요. 우주에서 미아가 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어도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300년동안 멈춰있었는데, 뭐가 되긴 하겠어요? (...) 이건 내 이기심이에요. 차라리 화양 씨가 그들에게 아침 인사를 전해요. 우주선의 동력 장치 코드를 입력하면, 우주를 떠도는 동안 화양 씨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못하잖아요. 인류에게 아침이 왔음을 알려도 그들이 제대로 알아들을지도 모르고. ...우리가 인류를 위해 좋은 일을 해주었음에도 낡았다는 둥 폐기해버리는 경우는요? 난 못하겠어요. 여러 번 말하지만, 화양 씨가 해요.
 
강 화양:하하, 정말 그랬을까요? 아니야. 그건 불가능 했을 거예요. 권 효임, 그대야.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300년 동안 그대는 단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잖아. 그리고 그 공백을 나 홀로 채울 뿐이었어. (애써 웃습니다) ...괴롭고 끔찍한 외로움이었어요. 나는 그걸 또 마주할 자신이 없어. 나는 의외로 겁쟁이인가 봐요. 그러니 권 효임. 그대야, 그대가 나 대신 가 줄래요? (그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여기에 백신이 필요 없었듯이 그들에게는 그 무엇도 필요치 않을 테죠. 그저 인류만이 필요할 뿐. (이내 쓰게 웃습니다) ...300년 보다는 짧은 시간일 거예요. 300년은 너무 길었으니, (농담조로 덧붙입니다) 그저 그것은 순간일 테죠. (다시 한 번 단호하게 고개를 젓습니다) 나는, 무서워요. 또 아침 인사 없는 그 날들을, 밤 인사만 존재할 그 허망한 날들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게.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거야. 그러니,
 
강 화양,
 
그가 말을 끝마치자.
 
당신의 뒤에서
 
모니터의 기계음이 울립니다.
 
...
 
복구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당신은
 
인류를 구할 것입니까,
 
당신의
 
오래된 친구를 구할 것입니까.
 
권 효임:(...) 화양 씨. 인류가 과연 당신을, 나를 해치지 않을까요? 그래요, 우리의 사명감은 인류를 지키는 것일 테지만... 그 사명감을 다하면 우린 죽는 것이나 다름없잖아요. 나는 이제 감정이 무엇인지 아는, 온기만 느껴지지 않을 뿐인 사람이나 다름없는데. ... 300년동안 혼자 제 곁을 지켜줘서 고마워서, 미안해서 이번 한 번만 들어주는 거에요. 다시 인류를 지구로 데리고 오면, 그러면... 다시 전력도 복구할 수 있겠죠? 그러길 바라야겠네요. 그쵸. 마지막 부탁이라고는 하지 마요. 내가 다녀오면... 다녀오면 다시 눈떠서 봐요. 비록 당신과 함께 우주선을 타도 이야기는 나누지 못하겠지만... 함께 있으니까. (...) 전하러 가요, 우리. 아침 인사.
 
강 화양:...(그것에 대해서는 이미 당신이 지레짐작하고 있는 것처럼 남겨진 한 낡은 기계도 결국에는 셧다운 당할 운명이라는 것을 일깨우듯, 긍정하듯, 쓰게 웃습니다) 원래, 우리는 그러라고 만들어졌잖아요. 그러니 사명을 다하면 우리는 이 세계에서 살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에요. 이 세계는 우리의 것이 아닌 인류의 것이니.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는 환하게 웃습니다) 고마워요. 내 이기심, 떼 쓰듯 강요한 내 부탁을 들어줘서. 다시, 다시... 전력을 복구할 수 있다면야. 그래도 좋아요. 나는 그동안 조금 자고 있을게요. 권 효임, 그대야. 그대가 그랬던 것처럼. (하하, 하고 옅게 웃습니다) 네, 그때가 오면 이번에는 그대가 나에게 먼저 아침 인사를 건네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마지막까지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계속 헤실헤실 웃는 얼굴입니다) 네, 함께 전하러 가요. 세계의 주인, 인류에게. 마지막 아침 인사를. (짧은 침묵 후 당신 뒤의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이제, 입력해 줄래요? 우주선의 동력 코드를. 저 화면에.
 
권 효임:(뒤를 돌아 모니터를 봅니다. ... 'LeadtoLight0000' 코드를 화면에 입력합니다.)
 
이제는
 
아주 기나긴 시간 동안
 
만끽했던
 
눈부신 지구를
 
동력 장치에 불이 들어옵니다.
 
희미하게 일렁이던 빛에
 
힘이 실립니다.
 
흙먼지가 바람에 날아간
 
돔의 천장 너머로
 
햇살과 섞여,
 
찰나에 우주선의 입구가 열립니다.
 
당신이 우주선에 올라타기 전,
 
강 화양이 말합니다.
 
그는 어느새 벽에 기대앉은 채
 
당신을 올려다보며,
 
...
 
인간이 숨 쉬는 것을
 
호흡이라 일컫는다면,
 
우리의 숨결은
 
무엇이라고 불러야 좋을까요.
 
이제는,
 
홀로 지구에서 잠들 당신의
 
친구
 
자,
 
권 효임:강화양 씨, 화양 씨, 화양아∙∙∙. 잘 자. 잘 자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인사를 전하러 올게요. 좋은 꿈꾸고, 잘 자요. 나중에 아침이 오면, 그래서 당신이 일어나면. 그땐 아침 인사를 할게. 잘 자요, 화양 씨.
 
...
 
우리에게 다음 아침이란 존재치 않을 테죠.
 
그야, 사명을 다 한 낡은 기계는
 
당신과 그의 빈 자리는
 
새로운 세대의 안드로이드가,
 
탐사용 안드로이드가 아닌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그 자리를 메꿀 것입니다.
 
우리에게 다음은 영원토록 없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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